최근 대출규제를 포함한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과 심상찮은 시장침체로 혼돈에 빠진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최고 알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던 재건축 시장은 초과이익환수제·안전진단 강화 탓에 분위기가 식었다.

간신히 상승세를 유지하는 서울 전체 아파트값도 최근 오름폭이 둔화되는 것을 보면 조만간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많다.

그렇지만 반대로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그 어느때보다도 활기가 넘친다.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서 빠져나온 뭉칫돈은 중소형 빌딩과 상가에 몰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남북정상회담과 이에 따른 남북관계 해빙 분위기로 경기 이북과 강원도 등 그간 외면받던 지역 부동산을 찾는 수요도 급증했다.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이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와 내년 투자 전략을 세우려는 투자자들을 위해 2018 서울머니쇼는 국가대표급 전문가들이 총출동하는 부동산 특강을 대거 준비했다.

머니쇼에서 강연자로 나서는 전문가 7인(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문관식 부동산 칼럼니스트(아기곰), 양지영 양지영 R&C 연구소장,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장)은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대체적으로 안정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동시에 유망 투자 상품으로 최근 규제가 잇따르는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꼽았다.

11일 오후 1~2시 세미나실1에서 '미래를 읽는 재건축·재개발 투자'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박합수 위원은 올해 2분기 이후 주택시장에 대해 '강보합세'로 전망했다. 지금은 최근 급격히 값이 뛴 이후 발생하는 일시 조정상태일 뿐 향후 여기서 확연히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뜻이다. 박 위원은 "서울 등 수도권은 버텨내고 지방은 하락하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날 '2018-2019 부동산 시장 전망과 맞춤형 전략' 토론 세션에 참여하는 칼럼니스트 아기곰은 "지금의 부동산 규제는 6월 지방선거용 재료인 만큼 선거 후에는 굳이 부동산 경기를 끌어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행사 마지막날인 12일 오후 3시 30분~4시 30분 세미나실1에서 '부자들만 아는 '알짜' 부동산 투자해법'에 대해 강연하는 고 센터장은 "최근 강남 아파트값이 조정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것이 완연한 하락세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강남 주택가격은 정부의 온갖 규제에도 현재 가격을 지키고 나중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전국 주택시장은 거래량이 더욱 줄어들어 거래절벽이 심화되겠지만 그렇다고 실제 가격이 하락할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체적으로는 매매가격이 약간 떨어질수도 있지만 서울 특히 강남지역은 예외"라며 "강남 대기 수요자는 아직도 넘쳐나고 공급이 별로 없기 때문에 가격이 빠질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하락이 우려되는 지역도 존재한다. 11일 오후 2~3시 '부동산 팟캐스트 1위가 말하는 서울 부동산의 미래' 세션을 진행하는 김학렬 소장은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투자 지역은 위험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세가율이 낮은 지역은 안정적일 것"이라며 "반면 갭투자가 횡행했던 지역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기곰과 함께 11일 올해~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세션에 참여하는 양지영 소장은 "경기도의 경우엔 입주물량이 많은 데다 택지지구로 이전을 고려한 사람들은 이미 대부분 집을 마련했기 때문에 하락이 유력하다"고 예측했다.

투자자들이 올해 하반기 눈여겨봐야 할 유망 부동산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의외로 요즘 규제 탓에 주춤해진 재건축·재개발 물량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탁월한 입지와 정비사업으로 예상되는 인프라 개선 효과, 시세차익 가능성을 고려하면 그래도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이기는 것은 없다는 이유다. 김학렬 소장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가장 좋은 입지"라며 "재건축 재개발 투자는 현재 가장 투자하기 좋은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고 센터장은 재건축·재개발로 서울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아파트 청약을 추천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와 강북 도심재개발 사업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계속 청약시장을 노크하라는 조언이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갈수록 강화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눌러놓고 있는 만큼 향후 기대되는 수요가 풍부하고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남수 부장도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신규 아파트와 재개발 지역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했다.

토지와 다가구주택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 원장은 "규제정책으로 100조원이 넘는 시중부동자금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일 만큼 올해는 '돈의 대이동(MONEY MOVE)'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개발 가능성이 많은 토지와 다가구주택 시장의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금리와 규제 이슈를 꼽았다. 고 센터장은 "6·13 지방선거 이후 금리가 인상되고 보유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호조로 관심이 높아진 파주 등 휴전선 인근이나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경계선) 내 부동산 매물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7인이 연사로 나서는 세미나 대부분은 이미 사전예약 인원을 꽉 채웠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박인혜 기자 / 전범주 기자 / 용환진 기자 / 추동훈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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